3월 21일, 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

3월 21일, 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

 

매년 3월 21일은 유엔(UN)이 정한 ‘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입니다. 인종과 출신 배경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지정된 이 날은, 단순한 기념일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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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3월 21일일까요?

이 날짜는 196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샤프빌(Sharpeville)에서 발생한 비극적인 사건에서 유래합니다. 당시 인종차별 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에 항의하던 시민들이 평화롭게 시위를 벌이다가, 경찰의 무력 진압으로 69명이 목숨을 잃었어요. 이 사건은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주었고, 6년 뒤 유엔 총회는 이 날을 ‘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로 지정하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국제 사회의 노력을 촉구했습니다.

 

우리나라, 인종차별과는 거리가 멀까요?

많은 사람이 “한국은 단일민족 국가니까 인종차별은 별로 없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최근 한 글로벌 미디어가 발표한 ‘세계 인종차별 지수’에 따르면, 한국은 조사 대상 89개국 중 5위를 기록했습니다. 미국 국무부와 유엔에서도 한국 내 인종차별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며, 제도적 개선을 요구하고 있어요.

게다가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17.4%**가 차별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생각보다 높은 수치죠.

 

일상 속 차별, 어디서 일어나고 있을까요?

인종차별은 드라마틱한 사건으로만 일어나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일상 곳곳에서 소리 없이 벌어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 지역 사회에서는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무시당하거나, 외국어 사용 능력을 기준 삼아 편견을 가지는 일이 흔합니다. 특히 개발도상국 출신으로 여겨지면 더 노골적인 차별을 받기도 하죠.
• 학교나 직장에서는 외국인 학생이 따돌림을 당하거나, 국적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취업에서 불이익을 받는 사례도 있습니다. 심지어 일부 아이들은 부모가 한국 국적이 아니라는 이유로 출생신고조차 하지 못해 학교도 못 가는 현실에 놓여 있어요.
• 콘텐츠 속 묘사 역시 문제입니다. 일부 방송이나 영화에서는 외국인을 희화화하거나, 특정 인종을 부정적인 캐릭터로 반복해서 등장시켜 무의식적인 편견을 강화하고 있어요. 차별적인 단어를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는 문화도 여전히 남아 있죠.

 

그렇다면,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요?

1. 법적 장치 마련
현재 한국에는 인종차별을 명확히 금지하는 법이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국적, 인종, 종교, 출신 배경 등 다양한 이유로 발생할 수 있는 차별을 포괄적으로 금지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어요. 단일 항목으로 법을 만든다면 복합적인 차별 상황을 반영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2. 언어 개선 노력
차별적인 인식은 언어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아요. 최근 일부 지자체와 국회에서는 ‘조선족’ 대신 ‘중국동포’, ‘불법체류자’ 대신 ‘체류자격 위반자’처럼 중립적이고 존중하는 표현으로 바꾸자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3. 문화적 교류 활성화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만나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입니다. 다문화 커뮤니티 활동이나 교육, 스포츠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국적과 배경을 가진 이들이 어우러질 수 있는 기회를 늘리는 것이 중요해요. 예를 들어, K리그에서 국내에서 성장한 외국인 선수를 ‘홈그로운 선수’로 인정하는 제도처럼요.

 

인종차별 없는 사회를 위해,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현재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4.8%는 외국인입니다.

다문화 사회로의 전환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는 지금, 인종차별 문제를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단순히 인도주의적인 관점뿐 아니라, 차별을 줄이는 것이 장기적인 경제 성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거든요.

이번 3월 21일, 우리 모두가 한 번쯤은 돌아봤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혹시 의도치 않게 누군가를 차별한 적은 없을까?”
“혹은 차별을 받았는데도 그냥 넘겨버린 적은 없을까?”

 

 

차별 없는 사회는 정부의 제도만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바로 우리 모두의 작은 인식 변화에서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