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ter life/기록

[백수로그] 퇴사 3주차 리뷰

꿀귤_ 2022. 10. 31. 20:00

퇴사 3주 차 기록

 

* 이 기록은 나중에 재취업 성공 이후에 내가 어떤 생각을 했었는지 돌아보고 나와 비슷한 처지인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작성한다.(매주 기록하기 위해 후다닥 써서 횡설수설할 수 있음 주의!)
단풍공원

매일 아침 기분이 오락가락한다. 뭐 좀 쉬면 어때? 하다가도 계속 쉬면 어떡하지? 불안하다.

10월은 아무것도 안하고 쉬기만 해야지라고 생각했는데, 2주 정도 쉬고 나니 슬슬 뭔가 하고 싶어 진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나를 소개할 때 취업준비생이라고 말해야 하는 상황이 아직은 익숙치 않다. 30대에 나를 소개하는 말이 고작 취업준비생이라니... 헛살았나라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그렇다면 이전 직장을 계속 다녔어야 했나?라는 생각이 잠시 스쳤지만 계속 다녔다면 아마 그냥 계속 다녔을 것이다. 그러고 싶진 않았다. 

어차피 나는 그곳을 계속 다닐 수 없었다. 정규직이기는 했지만 규모가 작은 회사이기에 아마 쭉 다니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정부사업으로 돌아가는 기관이라 정부예산이 줄어들면서 조직이 힘들어질게 눈에 보였다.(아닐 수도 있지만) 결정적으로 그만둬야지 생각했던 것은 몇 년이 지난 후에는 나오고 싶어도 정말 나올 수 없을 것 같았다. 더 다닌다고 내가 더 배울 수 있는 건 거의 없어 보였다. 
 
나는 그게 싫었고 한살이라도 어릴 때 새로운 곳에서 일해보고자 했다. 

 

요즘 취업 쉽지 않네


3주차가 된 지금은 다시 이력서를 쓰기 시작했고, 영어공부를 시작했다. 공백을 오래 갖고 싶지 않기 때문에 뭐라도 하고 있다. 그리고 처음 지원한 1곳은 당당하게 서류부터 떨어졌다. 
만료된 영어성적 살리기가 시급하다.

사실 이번에는 외노자가 돼보고 싶다. 물론 외국에서 일하고 싶다는 건 아니고 영어를 사용할 수 있는 외국계 회사로 가기! 하지만 정작 내가 넣고 있는 곳은 또 국내 기업이다... 사람이 익숙한 것을 벗어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여하튼 국내 기업부터 외국계 기업까지 차근차근 넣어봐야겠다. 지원하는 건 자유니까요? 맘껏 할게요?

그리고 규칙적인 생활이 없어지면서 느낀 것은 시간이 정~~~말 빨리 간다는 것이다. 일상을 망가뜨리지 않게 매일 산책, 도서관 가기, 점심 챙겨 먹기는 잊지 않고 한다. 회사를 다닐 때만큼 일을 하지 않아서 그런지 배도 잘 안고프다. 하루에 한 끼면 충분했고 그러다 보니 살도 조금씩 빠지고 있다. 뜻밖의 수확?

 

고마운 주변 사람들


이렇게 쉬다보니 주변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느끼게 되었다. 

쉬어가도 괜찮다는 부모님
쉬는 동안 소소한 용돈을 지원하겠다는 남자 친구
힘들면 언제든 말하라는 친구들

반면에 내가 이해 못했던 상황들이 이제는 이해가 되었다.

5년간 일하고 퇴직금 두둑히 재취업 준비하면서 돈을 엄청 아끼던 오빠
그동안 열심히 일해서 돈도 있는데 왜 안 쓰나 싶었는데 이제는 알 것 같다. 재취업이라는 것이 원하는 때에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항상 불안하다. 이 돈을 써도 되나 싶은 생각이 나도 모르게 들더라. 심지어 나는 퇴사한 지 한 달도 안 되었는데, 그 생각이 든다는 게 웃겼다.

그리고 30대에 공부를 다시 시작했던 남자친구
왜 일을 그만두고 공부를 시작했는지 이해도 되었고, 얼마나 힘들었을지도 이해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이 시간은 나에게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주변을 되돌아보라고 가져야 하는 시간인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고프다.

 

조직생활을 하다가 혼자 지내다 보니 사람들과 부대끼고 지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아무래도 사회적 동물인가 보다. 소통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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